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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키워드로 글 2개, 구글은 결국 세 번째 글을 골랐다 | 카니발라이제이션 16주 실험

글 · 마켓피디아 대표

같은 키워드로 글 2개, 구글은 결국 세 번째 글을 골랐다 | 카니발라이제이션 16주 실험
목차
  1. 같은 키워드 글이 여러 개면 정말 손해일까?
  2. 무엇을 지켜봤을까?
  3. 관찰 1: 구글은 정말 알아서 정리했을까?
  4. 관찰 2: 그런데 구글은 어느 글을 골랐을까?
  5. 관찰 3: 같이 크다가 꺾이는 시기도 있었을까?
  6. 아직 모르는 것은?
  7. 그래서 같은 키워드로 또 써도 될까?
  8. 직접 하기 어렵다면
  9. 용어 설명

같은 키워드로 글을 두 개 써도 될까요? SEO를 조금 해 본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같은 키워드 글이 여러 개면 서로 순위를 갉아먹으니 하나로 합치라는 조언 말이에요. 이걸 카니발라이제이션1이라고 부릅니다.

먼저 답부터 드리면, 구글은 알아서 정리합니다. 다만 어느 글로 정리할지는 구글이 정했고 저희 실험에서는 그 글이 저희가 남기려던 글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같은 키워드로 더 써도 괜찮지만 결국엔 원하는 글로 직접 정리해 줘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SEO·GEO 실험실 두 번째 기록입니다. 첫 번째 기록은 저희 사이트 116페이지를 직접 벡터로 바꿔 본 SEO·GEO 벡터 분석이었습니다. 가설, 관찰, 그리고 아직 모르는 것까지 그대로 적었습니다.

같은 키워드 글이 여러 개면 정말 손해일까?

흔한 조언은 간단합니다. 비슷한 글이 둘이면 하나를 남기고 다른 하나를 합치라는 거죠. 검색엔진이 두 글 사이에서 무엇을 보여 줄지 헷갈려 하다가 둘 다 어정쩡한 순위에 머문다는 논리입니다.

저희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구글이 그렇게 허술하지는 않다고 봤거든요. 비슷한 글이 생기면 잠깐 같이 노출되다가 흔들리는 시기를 거쳐 결국 한 글로 자리를 잡는다. 이게 저희가 세운 가설이었습니다.

하나 더 있었습니다. 도메인 힘이 충분하다면 같은 키워드에 글이 여러 개 있는 게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는 가설이요. 검색 결과 화면(SERP2) 한 페이지에서 자리를 두 개 차지할 수도 있으니까요.

말로 다투기보다 데이터로 보기로 했습니다.

무엇을 지켜봤을까?

국내 B2B 커머스 기업의 블로그(글 약 300개) 하나를 골랐습니다. 이 블로그 안에서 내용이 서로 많이 닮은 글끼리 짝을 지었더니 11쌍이 나왔습니다. 대상은 두 글이 같이 걸리는 검색어였습니다. 그 노출을 주마다 글별로 나눠서 약 4개월(16주) 동안 따라갔습니다.

쌍마다 “남길 글”과 “합칠 글”을 미리 정해 뒀습니다. 사람이 정리한다면 이렇게 했을 거라는 기준이죠. 그리고 같은 검색어에 쌍 바깥의 다른 글이 걸리면 따로 “제3의 글”로 셌습니다. 이 제3의 글이 이번 실험의 주인공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숫자는 고객사 정보를 지키려고 실제 값 대신 지수(가장 많이 노출된 주=100)와 비중(%)으로만 보여 드립니다.

관찰 1: 구글은 정말 알아서 정리했을까?

네, 정리했습니다. 두 글 중 작은 쪽이 가져간 노출 비중을 11쌍에 대해 모아 보면 앞의 석 달 정도는 오르내리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다 마지막 두 주에는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어요. 두 글이 키워드를 나눠 갖던 상태에서 한쪽으로 몰리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11쌍을 모아 보면: 작은 쪽은 줄고, 제3의 글은 늘었다
0% 20% 40% 60% W1 W4 W7 W10 W13 W16
두 글 중 작은 쪽의 노출 비중(11쌍 중앙값)제3의 글이 가져간 비중(11쌍 합산)

작은 쪽 비중이 0에 가까워질수록 두 글 중 한 글로 정리됐다는 뜻입니다. 같은 기간 제3의 글 비중은 반대로 올라갔습니다.

가설의 앞부분은 맞았습니다. 비슷한 글이 둘 있다고 영원히 서로 발목을 잡지는 않더라고요. 하지만 같은 그래프의 회색 선을 보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관찰 2: 그런데 구글은 어느 글을 골랐을까?

저희가 고른 글이 아니었습니다.

쌍 바깥의 제3의 글이 가져간 비중이 처음엔 약 30%였는데 후반에는 절반 가까이로 올라갔습니다. 구글이 두 글 중 하나를 고르지 않고 아예 다른 글을 그 키워드의 대표로 세운 경우가 많았어요.

가장 극적인 건 가이드형 글 쌍이었습니다.

가이드형 쌍: 키워드를 가져간 건 제3의 글이었다
0%0 50%50 100%100 W1 W4 W7 W10 W13 W16 왼쪽 축: 키워드 노출 비중오른쪽 축: 노출 지수(최고 주=100)
남기려던 글합치려던 글제3의 글노출 지수

막대는 주마다 이 키워드 노출을 어느 글이 나눠 가졌는지, 선은 노출 규모(지수)입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회색, 곧 저희가 정리 대상으로 보지 않았던 글이 키워드를 거의 다 가져갔습니다.

처음에는 남기려던 글이 노출의 절반 이상을 가져갔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이 글이 끝까지 키워드를 지켜야 했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파란 막대가 줄고 회색이 차오릅니다. 마지막 몇 주에는 제3의 글이 키워드 노출의 90% 이상을 가져갔어요. 남기려던 글도, 합치려던 글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여기서 저희 결론이 정해졌습니다. 구글은 알아서 정리하지만, 어느 글로 정리할지는 구글 마음입니다. 구글이 고른 글이 전환을 만드는 글이 아닐 수도 있고 브랜드가 보여 주고 싶은 글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관찰 3: 같이 크다가 꺾이는 시기도 있었을까?

비교형 글 쌍이 그랬어요.

비교형 쌍: 같이 크다가 꺾이고, 판이 다시 짜였다
0%0 50%50 100%100 W1 W4 W7 W10 W13 W16 왼쪽 축: 키워드 노출 비중오른쪽 축: 노출 지수(최고 주=100)
남기려던 글합치려던 글제3의 글노출 지수

두 글이 반반씩 나눠 가지며 노출을 키우다 정점 직후 한 주는 노출이 아예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는 제3의 글이 큰 몫을 차지하며 노출이 돌아왔습니다.

두 글은 한동안 노출을 거의 반반씩 나눠 가지며 같이 컸습니다. 16주 중 노출이 가장 많았던 주도 두 글이 함께 만든 주였어요. 그런데 바로 다음 주에 노출이 아예 잡히지 않았고 그 뒤로는 제3의 글이 큰 몫을 가져가며 노출이 돌아왔습니다.

저희가 가설에서 말한 “같이 크다가, 흔들리고, 자리를 잡는” 흐름이 한 쌍 안에서 그대로 보였습니다. 여기서도 자리를 잡은 건 원래 두 글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모르는 것은?

실험실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상 데이터가 말해 주지 않은 것도 솔직하게 적어야겠죠.

먼저 “같은 키워드에 글이 여러 개면 검색 결과 자리를 여러 개 차지해 노출이 늘어난다”는 두 번째 가설은 이번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주, 같은 검색어에서 저희 쪽 글이 두 개 이상 걸린 경우와 하나만 걸린 경우를 비교했습니다. 여러 개 걸렸다고 노출이나 순위가 더 좋지는 않았어요.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이 쌍들의 노출이 클릭으로 이어진 경우도 드물었습니다. 노출 자리를 누가 가져가는지는 봤지만 그게 매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까지는 이 데이터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표본이 작습니다. 한 도메인의 11쌍, 16주입니다. 도메인 힘이 다른 사이트나 업종이 다른 블로그에서도 똑같이 움직일지는 아직 모릅니다. 저희 다음 실험의 숙제로 남겨 두겠습니다.

그래서 같은 키워드로 또 써도 될까?

저희 답은 이렇습니다.

경쟁이 센 키워드라면 추가로 써도 괜찮습니다. 구글은 비슷한 글을 영원히 방치하지 않고 결국 한 글로 모읍니다. 도메인에 힘이 있다면 같은 주제의 글을 더 쌓아서 그 키워드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전략도 해 볼 만하다고 봅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원하는 글로 직접 정리해 주세요. 구글에 맡겨 두면 엉뚱한 글이 키워드를 가져갈 수 있다는 걸 이번에 봤으니까요. 남기고 싶은 글로 내용을 합치고, 옛 글은 301 리다이렉트3로 보내고, 관련 글에서 남길 글로 내부 링크를 모아 주는 정리가 그 방법입니다. 특히 브랜드 메시지나 전환이 걸린 키워드라면 더 미루지 않는 게 좋습니다.

우리 블로그에서 서로 닮은 글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궁금하다면, 저희 사이트를 직접 분석한 SEO·GEO, 이제 벡터 데이터로 봐야 합니다에서 콘텐츠 자기잠식이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해 보세요.

직접 하기 어렵다면

어떤 글끼리 겹치는지, 구글이 지금 어느 글을 대표로 세우고 있는지, 그리고 어느 글로 정리해야 하는지는 사이트마다 답이 다릅니다. 이 판단이 막힌다면 SEO 컨설팅에서 같이 보실 수 있어요.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용어 설명

Footnotes

  1. 카니발라이제이션: 한 사이트 안의 여러 글이 같은 검색어를 두고 서로 경쟁하는 현상입니다. 우리말로는 콘텐츠 자기잠식이라고도 부릅니다. ↩

  2. SERP: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나오는 검색 결과 페이지(Search Engine Results Page)입니다. ↩

  3. 301 리다이렉트: 옛 주소로 들어온 방문자와 검색엔진을 새 주소로 영구히 보내는 설정입니다. 옛 글이 쌓은 신호를 새 글로 넘기는 데 씁니다. ↩

이준석 Adam

이준석 Adam · 마켓피디아 대표

AI와 마케팅을 전공했습니다. SEO·GEO 컨설팅과 실무 교육으로 브랜드가 검색과 AI 양쪽에서 발견되도록 돕고 있습니다.